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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협의 없는 졸속 이전, 국민주권정부의 이름에 걸맞지 않다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세종 이전, 직원과의 협의부터 다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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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작성일20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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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협의 없는 졸속 이전, 국민주권정부의 이름에 걸맞지 않다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세종 이전, 직원과의 협의부터 다시 시작하라 —

지난 10월 13일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개, 공무원 9,929명의 세종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정원 301명)를 비롯한 6개 기관 약 1,100명은 불과 몇 달 뒤인 내년 상반기에 세종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삶의 터전을 통째로 옮겨야 하는 당사자들은 발표 당일 언론을 통해 이전 소식을 처음 접했다. 노동조합과 단 한 차례의 사전 협의도 없었다. 이것은 정책의 방향 문제가 아니라 절차와 존중의 문제다.


하나. 헌법과 공무원노조법이 보장한 협의 절차를 무시했다

헌법 제33조 제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에게도 법률에 따른 노동3권을 보장한다. 공무원노조법 제8조는 조합원의 보수·복지, 그 밖의 근무조건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기관 이전이라는 정책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전 시기, 근무지 변경, 주거·이주 지원, 가족 분리에 따른 대책은 근무조건과 직접 관련된 사항이다.

정부는 이 모든 절차를 건너뛰고 일정부터 통보했다. 헌법 제36조가 보장하는 가족생활 보호, 공무원노조법 제8조의 근무조건에 직결되는 결정을 당사자의 단 한마디 목소리도 듣지않고 내린 것이다.

둘. 국민주권정부가 스스로 내건 핵심가치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국가 비전으로, 유능·민생·상생·실용·소통을 핵심가치로 내걸었다. 묻는다. 당사자에게 한마디 묻지 않은 결정이 어떻게 ‘소통’인가. 직원 가족의 주거와 자녀 교육을 몇 달 만에 뒤흔드는 것이 어떻게 ‘민생’이고 ‘상생’인가. 구체적 이전 계획도 없이 일정부터 정한 것이 어떻게 ‘유능’하고 ‘실용’적인가.

공무원도 이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약속이 정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 의문이다.

셋. 수도권 근무를 전제로 온 직원을 다시 내모는 모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조직개편으로 세종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국 직원 33명이 전입해 왔다. 세종에 살던 이들이 서울로 이사한 지 1년도 안 되어 다시 세종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가 직접 단행한 개편으로 사람을 올려보내 놓고, 곧바로 다시 내려보내는 셈이다.

이들을 포함해 전체 직원 301명 가운데 최근 2년 안에 전입하거나 신규 임용된 직원은 126명, 전체의 42%에 이른다. 이들은 수도권 근무를 전제로 진로와 거주지를 결정했다. 이사, 전세 계약, 자녀 전학, 배우자 직장까지 이미 수도권에 맞춰 놓은 이들에게 같은 정부가 몇 달 만에 정반대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정부 인사정책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넷. 몇 달 만에 삶을 옮기라는 비현실적 일정

내년 상반기까지 세종 임차건물로 이전해야 할 그 시급성은 무엇인가? 내년 상반기 이전이라면 실제 준비 기간은 길어야 반년 남짓이다. 그 사이에 집을 구하고, 아이 학교를 옮기고, 맞벌이 배우자의 거취를 정해야 한다. 이전 발표 직후 세종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데, 이주 지원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개별 직원과 가족에게 떠넘겨진다. 숙련된 전문 인력의 이탈 and 업무 공백은 그 다음 수순일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정부는 일방적 이전 일정 통보에 대해 해당 기관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노동조합과 즉각 공식 협의 테이블을 구성하라.
  2. 내년 상반기라는 이전 시기를 재검토하고, 직원들이 생활 기반을 옮길 수 있는 현실적인 유예 기간을 보장하라.
  3. 최근 전입·신규 직원, 특히 조직개편으로 세종에서 올라온 직원 등에 대해 잔류·전보 희망 반영 등 별도 구제 방안을 마련하라.
  4. 주거·이주비·자녀 교육·맞벌이 배우자 지원 등 실질적 이주 지원 대책을 이전 확정 전에 구체적으로 제시하라.
  5. 앞으로 남은 이전 과정 전반에서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교섭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라.

국민주권정부의 ‘국민’에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117만 공무원과 그 가족도 포함된다. 당사자를 배제한 균형발전은 또 다른 불균형을 낳을 뿐이다. 우리는 정부가 스스로 내건 ‘소통’과 ‘상생’의 약속을 지킬 때까지 모든 수단을 다해 직원들의 권리를 지켜 나갈 것이다.

2026년 11월 2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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